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통신업체가 ‘커넥티드 카’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이스라엘의 통신 반도체 업체 ‘오토톡스’와의 협업으로 커넥티드 카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Chipset)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도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커넥티비티 트렌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미래 자동차를 이끄는 5G-V2X(차량‧사물 통신) 기반의 커넥티드 카 개발에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5G-V2X(차량‧사물 통신)기반의 미래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비티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 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를 연결해 원격조종으로 실시간 내비게이션 등이 가능하게 설계된 미래용 차량이다. 이는 초기 텔레매틱스 시스템이 진화한 단계로, 기존의 통신 단말기 기능에서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대 발전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시장이 1조5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통신업체들은 보다 앞서 미래차를 상용화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KT…커넥티드 카 사업 본격 가세

국내 통신업계도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접목시킨 커넥티드 카 사업에 본격 나섰다.

SK텔레콤과 KT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홈투카(Home2Car)’ 서비스를 지난달 24일 출시했다.

홈투카는 SK텔레콤과 KT의 AI스피커 ‘누구’와 ‘기가지니’의 음성인식 기술에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이용자가 집안에서 AI스피커에 “시동 걸어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서비스다. 적용된 차량은 이날 출시된 기아차의 ‘스포티지 더 볼드’다.

홈투카는 현대·기아차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블루링크, 유보(UVO)와 연동해 말로 시동, 온·오프, 차량 온도 설정, 문 열림·잠금, 비상등 켜기, 경적 울림, 전기차 충전 등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의 ‘5G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G가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2030년 최소 47조752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는 해당 연도의 예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0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가치 증가 등으로 2025년에 3조3천억 원, 2030년 7조2천 억 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 中 바이두와 미래차 개발 협업

현대·기아차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 카 기술 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바이두는 검색엔진‧인공지능‧음성인식‧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특히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주목하고 있는 IT기업이다.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자동차 산업 프레임을 전환시킬 커넥티드 카로 미래차 개발에 한 발 앞서가겠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구체적 협업은 커넥티드 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인공지능(AI) 로봇 개발, IoT 서비스 등 4대 분야에서 폭넓게 진행될 예정이다.

두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할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차량 내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인터넷 포털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다.

특히 바이두의 음성인식 서비스는 중국어 방언의 성조 차이까지 완벽하게 구분해 낼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여러 소음 중에서도 사람의 음성만을 추출해 내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이 결합돼 차량 내에서 다양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양사는 ICT(정보통신기술) 업계 간 개발 경쟁이 뜨거운 AI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AI 샤오두 로봇’은 운전자 스케줄을 대화하듯 전달하고, 티켓 예매 등과 같은 명령도 수행해 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탑승자와 교감하는 기술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운전자의 안면 인식을 통해 졸음운전을 경고하는 등 인공지능 서비스가 제공된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개발 및 자율주행 분야도 양사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IT기술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하면서 더 큰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다는 것에 힘입어, 이번 협업이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커넥티드 카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IoV(Internet of Vehicle) 트렌드 가속화로 차량 커넥티비티 기능의 중요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업계는 카 커넥트비티 서비스를 앞 다퉈 선보이는 등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선진 시장에서 선보였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중국 시장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스라엘의 통신 반도체 설계 업체 오토톡스(Autotalks)와도 상호 협력해 커넥티트 카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신 칩셋(Chipset)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커넥티트 카의 통신 칩셋은 차량 외부의 무선통신과 내부의 유선통신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능이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네트워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상용차업계도 커넥티드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KT와 지난해 커넥티드카 서비스 협업을 통해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를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시스템은 의무적인 e콜 기능(메르세데스-벤츠 eCall)뿐만 아니라 사고 관리, 고장 및 유지보수 관리, 원격 자동차 진단, 원격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에서는 올해부터 경상용차를 비롯한 모든 차량에 e콜 시스템을 장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안전띠를 착용한 탑승 인원 등의 정보를 고객컨택센터로 자동 전송하는 eCall기능에 인피니언의 eSIM 보안 컨트롤러를 채택했다.

상용차 브랜드 만(MAN) 트럭도 2016년 개방형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인 디지털 브랜드 ‘리오(RIO)’를 설립하고 ‘만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작업 범위 알려주는 스마트굴삭기 선보여

한편 현대건설기계는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기술 기반의 머신 가이던스(Machine Guidance) 시스템을 탑재한 머신 가이던스 굴삭기를 선보였다.

머신 가이던스 굴삭기는 최종 테스트 및 인증‧양산 과정 등을 거쳐 오는 9월에 상용화될 계획이다.

기존에는 현장마다 도면 작업을 점검하는 측량 인력이 필요했지만, 머신 가이던스 굴삭기는 모니터에 관련 작업 정보가 자동으로 안내돼 별도의 측량 작업이 필요 없다.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은 굴삭기에 각종 센서와 제어기 및 위성항법시스템(GNSS) 등을 탑재해 굴삭기의 자세와 위치, 작업 범위 등을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따라서 머신 가이던스 굴삭기는 공사기간 및 비용을 20% 이상 줄일 뿐 아니라 안전사고의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시스템을 적용한 장비를 건설 현장에 투입해 실제 검증 과정을 거쳤으며, 내년에는 자동 정밀시공 기능이 추가된 머신 컨트롤(Machine Control)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원격관리시스템 ‘하이메이트(Hi-Mate)’를 통해서는 이미 10만 대가 넘는 현대건설기계 장비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운전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2021년까지 머신 가이던스와 관제기술을 접목해 미래형 건설플랫폼이라 불리는 ‘스마트 컨스트럭션’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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