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후보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면서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현재 이해찬(세종시·7선), 김진표(경기수원시무·4선), 송영길(인천계양을·4선) 의원이 당권 주자로 나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에 특정 지지 후보 논란까지 과열 양상을 띠기도 했다.

선거 종반전을 향하는 가운데 현재 이해찬 후보가 가장 앞서고, 뒤이어 김진표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지만, 송영길 후보가 총력전을 벼르고 있어 막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권리당원 과반 육박 ‘수도권 표심’ 향배 촉각
‘1인=30표’ 수도권 대의원 표심도 핵심 변수
주말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3연전’ 이후 투표 돌입


당권 주자 3인은 17일부터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 수도권에서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인천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시당 대의원대회, 18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도당 대의원대회, 오후 4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시당 대의원대회 등 ‘수도권 3연전’을 치른다.

민주당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를 각각 반영한다. 이 가운데 권리당원의 지역 분포가 서울과 경기가 각각 20%, 인천 3~4% 등 수도권에서만 절반 육박해 ‘수도권 표심’ 향배로 승부처가 드러날 전망이다.

게다가 사실상 지역위원장들이 선임하는 대의원이 1인당 권리당원 약 30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에 몰려 있는 대의원 표심을 누가 잡느냐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세론
끝까지 유지될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재 ‘원조 친노’ 이해찬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해 왔다. 7선 경력과 국무총리 역임 등 풍부한 정치 경험과 ‘까칠함’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까지 현재 정국을 돌파할 적임자라는 평이 나온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도 눈에 띈다. 민주당의 불모지 TK(대구·경북)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차기 주자로도 꼽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의원실 관계자를 이 후보 캠프에 파견해 선거를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경선에 출마했다가 탈락한 이종걸·박범계 의원도 직·간접적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설훈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도 우회적으로 이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해찬 후보가 상당히 앞선다고 봐야 한다”며 “민주당 모 의원이 여론조사기관에 자체 의뢰해 대의원을 상대로 조사해 본 결과를 보면, 핵심 지지층은 이해찬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실시한 당대표 후보 선호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해찬 후보가 김진표·송영길 후보에게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이해찬 26%, 송영길 및 김진표가 각각 18%였으며, 38%는 의견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층(442명)에서만 보면 이해찬 35%, 송영길과 김진표가 각각 18%, 17%로 유사하게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 16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13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도 당원과 국민투표 양측에서 이 후보가 앞섰다.

“20년 꿈꿔? 흡입력 無”
‘잦은 실언·까칠’ 협치 난항?


이 후보 측은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태세다. 친문과 비문, 양측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한 데다, 권리당원 표심도 상당 부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 입장에선 불필요한 변수를 만들지 않고 상황 관리가 중요해진 시기다.

하지만 이 후보의 말실수가 잦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언급하면서 구설에 올랐고,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 연설회에선 “선거에서 왜 떨어지죠?”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농담”이라고 즉시 전제를 달았지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 후보는 ‘보수 궤멸’ 발언과 ‘20년 장기집권론’을 거론해 보수 진영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각종 ‘설화’ 때문에 협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에서 이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불필요한 말실수로 정국 경색이 잦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그가 강조한 장기집권론과 관련, 이번 전대 활동에 비춰보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이해찬이냐 아니냐’로 (이해찬 당선에) 크게 이변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문제는 이해찬이 된 다음이 문제”라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20년 집권을 꿈꾸는 정당이라면 ‘20년 맡길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훨씬 더 차별화된 정책과 인물이 나와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친문이냐 아니냐만 갖고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당일 때 더 혁신하고 뭔가 새로운 것들을 리드해야 하는데, 현 상태를 보면 ‘흡입력’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앞선 리얼미터 여론조사 등을 ‘표심 왜곡’이라고 비판하며 본인이 1위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실제 데이터앤리서치가 글로벌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일~15일 이틀간 전국 거주 성인 1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당원층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 당원층 지지도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29.0%로 1위를 차지했다.

“1위는 나” 반박 나선 金
“2강1중, 金 제쳤다”는 宋


이어 이 후보가 25.1%로 오차범위 내 2위를 기록했으며, 송 후보는 19.7%로 3위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6.2%였다. 다만 비당원을 포함한 전체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김 후보에 2.4%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자동응답 조사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4.62%p, 응답률은 7.5%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앤리서치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도 나오면서 ‘이해찬 대세론’이 꺾일지 주목된다. 경제 부총리를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인 김 후보는 현재 민생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경제 전문가’로서 기회라는 평가다. 경제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 될수록 김 후보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친문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하는 뜻을 밝힌 점도 호재다. 전 의원을 넘어 또다른 친문 인사인 최재성 의원도 적극 포섭을 시도 중이다. 예비 당대표 경선에서 떨어진 김두관 의원도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간 그의 ‘우클릭’ 행보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최근 ‘은산분리 완화’, ‘삼성 이재용 면담’ 등으로 민주당이 우클릭했다는 비판을 받는 상태다. 김 후보는 당 기조와 반대되는 과거 전술핵 배치를 주장했고,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에도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어 일각에선 그의 정체성을 문제시 삼고 있다.

송 후보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형국이지만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재 판세는 2강1중으로, 김진표 후보는 따돌렸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송 후보는 자신이 학생·노동 운동을 거친 50대 젊은 기수임을 내세워, ‘세대 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전남 고흥 출신인 송 후보는 현재 호남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 권리당원 분포가 수도권 다음으로 높다는 점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송 후보에 있어 호남 강세는 큰 버팀목이다.

다만, 선거 막판에 흔히 나타나는 ‘될 사람 밀어주자’는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해 호남 표심이 다른 후보로 쏠릴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할 요소다. 또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 비문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송 후보는 대선 전후로 문 대통령의 강력한 수호자를 자처하며 신(新)친문을 강조하고 있다. 친문 인사인 최재성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이번 당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갖는 데다 민생 위기를 맞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맞게 된다. 여야 협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개혁 추진을 흔들림 없이 해 나가야 하는 시대적 과제도 부여받게 됨에 따라 당권을 쟁취할 1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73만 권리당원을 상대로 한 ARS투표는 가장 먼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이후 23일부터 24일까지 국민 및 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가 실시되며, 대의원들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한 뒤 합산해 이날 결과를 발표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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