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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전 세계를 휩쓴 한류로 인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연수생, 관광객이 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베트남, 인도는 물론 중동, 유럽까지 전파가 됐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이름은 몰라도 한국 노래, 드라마 제목 등은 줄줄이 꿰차는 외국 청년들이 많다. 하지만 한류를 장기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함에도 마땅한 기구가 운영되고 있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민 교수 “성공 신화 이어가려면 공적 부문 역할 뒷받침돼야”
정책 혼선… 정책 개발 부서는 문체부, 벤처 육성 부서는 중기부


지난달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국제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연수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3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8%(5000명)나 증가했다. 일반연수는 한국어연수와 외국어연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일반연수와 별도로 유학 비자를 받은 외국인도 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 늘었다. 통계 당국은 유학 인구 증가 현상은 한류의 영향으로 진단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교육부에서 전략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한 것과 한류 열풍으로 인해 유학비자가 늘어났다”며 “유학이 1000명, 일반연수가 6000명 정도 증가했는데 유학은 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 등에서 많이 늘었고, 일반연수는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만 5000명가량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 증가
쇼핑촣음식·미식 탐방


관광객들도 지난해에 비해 증가 추세다. 지난달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상반기 중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72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방한한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505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관광시장 상반기 성장을 견인한 일본은 1~6월 131만 명(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 증가)이 방한했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과 일본 내 K팝을 필두로 하는 신한류 붐 등 긍정적인 영향으로 1분기(2.5%)보다 2분기(37.2%) 성장률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실태 조사 결과(잠정)에서도 방한 일본인의 한국 선택 시 고려 요인 중 ‘K팝’ ‘한류스타’ 등을 고려한 비중이 조사 국가 중 가장 높은 17.7%로 집계될 정도로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일본 내 한류 붐이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다변화 정책의 주축이 되는 아시아, 중동 지역 또한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한 242만 명이 방한했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17.7%로 1분기(6.5%)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타이완,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각각 관광 교류 이후 반기(6개월) 기준 가장 많이 방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 관광객의 ‘방한 시 주요 고려 요인’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공통적으로 ‘쇼핑’을 가장 많이 꼽았으나 올해 1분기 홍콩과 타이완은 ‘음식·미식 탐방’이 고려 요인 1위에 올랐다.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는 음식·미식 탐방 고려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방한 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 사무소를 새롭게 연 카자흐스탄, 몽골 등의 상반기 방한객 수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16.0% 증가했다.

유럽·아메리카 지역은 상승세가 1분기(7.7%)를 지나 2분기(6.1%)에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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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정책 없는
정부 계획들


전 세계를 휩쓴 한류 열풍은 지난 수년 동안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왔다. 한류의 성장은 정부 주도가 아닌 철저한 민간 주도의 작품이었다. 정부가 나서려 할 때마다 부작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한류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줄 기관이 보이지 않는다.

콘텐츠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약 2조 달러(약 2200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 약 1조3000억 달러, IT 산업 9000억 달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커다란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류 콘텐츠 관리 및 해외 진출 과정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수많은 콘텐츠 지원 사업이 예산 낭비 등의 비판을 받으며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대표적인 사업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이다. 이 사업의 규모는 총 7176억 원이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우리 콘텐츠 산업의 성과는 이런 정책 파행 속에 거둔 열매이기에 한층 의미심장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필요악이라고 할까. 콘텐츠 산업에는 개별 사업자들의 능력을 벗어나는 기술 개발,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과제가 즐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숨 돌릴 새 없는 경쟁 상황에서 성공 신화를 이어가려면 공적 부문의 역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정부가 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윤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이런 정부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가? 선뜻 뭐라 답하기 어렵다. 역할 자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정책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외에 디지털 콘텐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콘텐츠 벤처 육성은 중소벤처기업부 식으로 나뉘어 있다. 부처 간 역할 중복 및 정책 혼선은 불문가지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래서 범부처 정책 조정 기구인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두었지만 현 정부 들어 작동 중단 상태다. 2011년, 2014년에 이어 2017년에 나와야 했을 콘텐츠 산업 진흥 기본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문체부가 지난 5월 내놓은 ‘문화 비전 2030’ 정책에 대해서는 “콘텐츠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콘텐츠 코리아 랩’ 사업은 이전 정부부터 익히 보아온 지역별 특화 콘텐츠 지원 사업”이라며 “같은 시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융합 콘텐츠 리더스 클럽’이란 산·학·연 전문가 협의체를 발족시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컨트롤타워는 없이 지엽적 부처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정작 콘텐츠의 국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한시가 급한 국가 차원 과제는 방치되고 있다”며 “프랑스의 국립영상아카이브(INA)처럼, 시시각각 소멸하는 영상 콘텐츠를 한데 모아 디지털 문화를 자산화하는 영상 아카이브 작업이 한 사례다”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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