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보안과 효율화를 위한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7차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국 간 물류 정보 공유를 위해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중·일은 주요 항만 간 선박입출항 및 컨테이너 이동 등 물류 정보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동북아 육·해상 복합운송 계획은 한·러 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3국은 인접 국가와의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해상-육상 복합 운송을 위한 피견인 트레일러(화물차의 무동력 부분) 상호 주행 범위를 넓히고, 화물차의 동력 부분인 트랙터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중 간 트레일러 상호주행은 시간과 하역 비용 절감, 신속한 물류 수송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됐다. 이후 2010년 12월부터 한국 인천항과 중국 위해 및 청도 간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이 개시됐다. 하지만 실제 적용 단계에서는 이용 물동량 부족, 수출입 절차, 부대비용 등의 문제와 한계로 아직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같은 해 5월에 열린 제3차 물류장관회의에서는 한·일 간에도 트레일러 상호주행 시범사업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 2013년 한·일 간 피견인 트레일러 상호주행 시범사업을 공식 개시했다.

피견인 트레일러는 트럭에서 엔진이 달린 트랙터를 제외한 짐을 싣는 부분을 말하며, ‘트레일러 상호주행’은 화물차의 동력 부분인 트랙터를 제외한 무동력 부분(피견인 트레일러)이 국가 간 상호 주행하는 것으로 컨테이너 상·하차가 없어 화물안전 및 물류시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


한·중 간 상호주행 불균형 심각…중국 실적 기대 못 미쳐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한·중 간 트레일러는 2016년까지 총1171대가 양국을 상호 주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은 양국이 합의한 각 1만 개의 운행허가증 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였다. 이 같은 원인은 화주기업에게 전가되는 다수의 물류비용 상승과 육·해상 복합운송 방식에 대한 장점 미비 및 인지도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한·중 전자상거래 확대로 한·중 교역 활성화가 예상되고 있고, 이는 또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및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 구현과도 연계할 수 있어 2단계 사업 확대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중 육·해상 복합운송은 한국 또는 중국에서 화물을 적재한 트럭(트레일러, 트랙터)을 카페리로 운송한 후,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방식이다.

2010년 인천항과 위해항이 개통되면서 한·중 복합 운송 사업이 정식으로 시작됐으며, 현재는 한국 3개항(인천, 평택, 군산), 중국 7개항(청h, 일조, 용안 등) 간 9개 항로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활성화 부족으로 인천-청도 등 3개 항로 외 6개 항로에서는 주행 실적이 전무한 편이다.

이중 인천-청도 간 항로가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매년 100대 이상의 한국 피견인 트레일러가 이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 항로를 통해 항온항습 일체형 컨테이너, 저상 트레일러를 이용한 하이닉스 반도체 장비가 이천으로, 무진전자의 반도체 장비는 중국 무석으로 수송되고 있다.

인천-위해 항로에서는 한진과 아이비씨로스가 컨테이너 전용 트레일러를 이용해 활어를 수송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계설비, 전자 및 자동차 부품 등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중국 발 화물로는 석재가 인천으로 수송되고 있다.

인천-청도 항로는 2013년 컨테이너 전용 트레일러를 이용해 세메스, 탑엔지니어링 등의 기계설비를 소주로 수송하고, 평택-일조 항로에서는 저상 트레일러 섀시로 하이닉스의 반도체 장비 및 세메스사의 기계설비가 중국 소주로 수송됐었다.

한·일 간 시범사업 활성화…대상 품목 확대해야

한·일 간 시범사업은 대상품목이 자동차 품목으로 정해져 있고, 항구도 부산항과 시모노세키항으로 한정돼 있다. 시범사업자 또한 한국의 천일정기화물과 일본통운 2개 사 뿐이어서 한·일 복합운송 신규 수요 및 사업 발굴을 통한 시범사업의 조기 정착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범사업은 한국에서 제조된 자동차 부품을 일본 닛산 큐슈 공장까지 양국 번호판을 장착한 더블넘버 피견인 트레일러가 상호 주행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운행 경로는 닛산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부품을 제조업체에 주문한 부품을 천일정기화물자동차가 밀크런(Milk run,공장순회수집 및 일관운송) 방식으로 회수한 뒤, 부산신항 C&S 국제물류센터에서 더블넘버 트레일러에 적입한다.

해당 자동차 부품은 부관훼리에 선적돼 시모노세키항으로 수송되며, 목적지인 닛산물류센터 또는 닛산자동차 공장으로 운행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트레일러 상호 주행 대상 항만별 수출화물은 크게 4 종류의 선박을 이용해서 해상 운송을 하고 있으며, 이중 이용률이 높은 것은 컨테이너(85.0%)였으며, 그 다음으로 RO-RO선이 26.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모노세키항의 경우는 카페리 이용률(53.9%)이 가장 높았고, 하카타카항은 큐슈지역의 주요 거점 항만으로 항만 시설이 비교적 잘 정비돼 있어 86.8%가 컨테이너로 운송되고 있다.

시모노세키항을 통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입되는 화물은 자동차 부품 등 금속기계공업품과 농수산품이 전체 수입 물동량의 81.3%를 차지했다.

하카타항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동량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수입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카타항을 통해 한국에 수출되는 주요 품목은 금속기계공업품, 특수품 및 화학공업품으로 하카타항 전체 수출 화물의 88,6%를 차지했다.

특히 한·일 간 교역의 주요 품목은 특수한 운송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용 시설·부품·장비, 자동차 부품 등이다. 이러한 제품은 컨테이너 선박을 이용한 운송이 적합하지 않고, 첨단 부품의 경우 카페리 선박을 이용한 운송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일 양국 간은 일부 차량 및 품목을 제외하고는 외국 차량의 상호 주행을 허용하지 않아 물류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양국 간 막힘없는 물류 실현과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트레일러 상호 주행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한·일 시범사업이 보다 활성화 되려면 현재의 자동차 부품 운송 수요 외에도 일반 설비 부품이나 철강제품 등으로 대상 품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양국 간 협의를 통해 표준화된 검사제도 기준을 마련하는 것 또한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상·하역 수송 위한 팔레트 비용 절감 사업 공동 연구

한편 한·중·일 3국은 화물 상·하역 수송을 위한 받침장치 일회용 팔레트에 대한 비용 절감을 위해 관세 면제와 통관 절차에 대한 공동연구와 시범사업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이 사업이 본격 시행되면 현재 0.8% 수준인 3국 간 재활용 팔레트 사용률이 30%만 높아져도 연간 4624억 원의 물류비 절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팔레트 수송의 이점은 화주·운수창고업자에게 물류 이동의 합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포장의 간소화 및 포장비 절감, 작업능률 향상, 화물손상 감소, 재해 발생 감소, 노동력 절감 등도 들 수 있다.

그동안 3국은 주요 항만 간 물류정보 공유, 트레일러 상호 주행을 통한 육·해상 복합운송, 물류 장비 표준화 분야 시범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국토부는 ‘동북아 육·해상 복합 운송 방안’ 연구 자료를 통해 한·중 육·해상 복합 운송 사업을 2단계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중 전자상거래 해상 배송 허용, 항만 내 전자상거래 화물 특송 통관장 설치, 국내 전자상거래 국제환적 제도 개선,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한·일 시범사업 경우에는 이용 가능한 대상 품목 확대, 집중적인 홍보활동 추진, 지속적인 제도 개선 등을 통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중·일 3국은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교역국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물류 기업을 설립하는 등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북아 육·해상 복합 운송을 향후 한·러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계획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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