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당지지도 2위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서는 정의당이 2위, 자유한국당이 3위인 반면,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는 자유한국당이 2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두 기관 간 순위 차뿐만 아니라 지지율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8월 4주차 조사에서 한국갤럽의 경우,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11%로 나타난 반면, 리얼미터는 20.5%로 약 9.5%p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은 조사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여론조사 기준 제10조에 여론조사 조사방식을 규정하고 있는데 직접(대인)면접조사, 전화면접·자동응답(ARS)조사1), 우편조사, 인터넷조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실제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은 전화면접조사와 전화자동응답(ARS)조사다.

전화면접조사의 경우, 면접원과 응답자 간의 대화 형식으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ARS조사보다는 지루함이 덜하고, 응답자의 이탈 심리나 거부감이 적어 응답률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이러한 조사 특성 때문에 정치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일반 유권자들이 조사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만큼 무당층2)이 많이 유입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전화자동응답(ARS)조사의 경우, 대화 방식이 아닌, 녹음된 음성을 응답자가 듣고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이탈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조사 응답자는 오히려 해당 부분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인해 타인에게 쉽게 보여주지 못하는 자신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정당지지도 2위를 판가름하는 차이는 여기서 발생한다. 리얼미터의 경우, 전화면접조사 10%와 ARS조사 90%를 혼용하지만 ARS조사의 비중이 높다. 따라서 앞서 말한 ARS조사의 장점인 익명성 보장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더 높아 응답자가 정치적 의사표현에 있어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반면, 한국갤럽은 전화면접조사 100%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일반 유권자의 유입 가능성이 높고, 면접원에게 직접 본인의 지지정당을 말해야 하므로, 지지정당이 사회적 논란에 휩싸여 있을 때는 지지의사 표출을 꺼린다.

물론 조사결과는 시행기관, 조사기간, 유·무선전화 비율 등에 따라 모두 다르고, 주관식 문항과 재질문을 겸하는 전화면접조사가 오히려 응답자의 본심을 더 잘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존재한다.

조사 업계에서도 이 두 조사 방식 중 어떤 조사방식이 더 높은 정확도를 갖는지 파악해 보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현행 선거법상 전화면접조사와 ARS조사를 동일표본으로 실험 조사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므로 사실상 두 조사의 우월성 판단은 불가하다. 따라서 어느 조사방식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이 두 조사 방식을 언급하는 이유는 각 조사방식이 갖는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사결과만 보고, ‘여론조작’을 운운하는 일부 유권자 층의 이해를 돕고자 함이다.

여론조사는 숫자만 보고 판단해서는 결코 그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또한 공공재로서 특정 집단을 위한 숫자 놀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여론조사에 대한 ‘조작’을 운운하기 전 그 차이를 먼저 들여다보고, 여러 조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그들이 원하는 결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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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선전화, 무선전화, 유·무선전화 병행 등으로 구분한다.
2)국정평가나 정당지지도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음’, 또는 ‘잘모름’에 응답하는 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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