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백악관 내부의 혼란상을 폭로한 책 내용이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은 우드워드가 오는 11일 발간할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사본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 일부를 미리 공개했다.

보도한 외신에 따르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백악관을 ‘미친 도시(Crazytown)'라 불렀고, 그의 전임인 라인 프리버스는 트럼프의 침실을 “악마의 작업장"이라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참모들을 조롱했다. 작년 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비서관에게 “프리버스는 쥐새끼 같다"고 했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해서는 평소 버릇을 흉내내며 비웃었다. 이 밖에도 많은 장관 등 측근들에게 “당신을 믿지 않는다"고 면박을 주고, 군 장성들에게 원색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책에는 트럼프와 참모들 간의 이야기 외에도 트럼프의 시리아 대통령 암살 제안 등 놀라운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난해 4월 알아사드 정권이 민간인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분노하며 “그를 죽여버리자"라고 퍼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알겠다는 대답 후 자신의 참모에게 “(대통령의 명령 중)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참모들은 트럼프의 충동적인 언행과 지시에 따라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 간 갈등도 적지 않았고, 최측근 중 한 명은 “우리는 영원히 벼랑 끝을 따라 걷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 책의 내용이 보도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기와 속임수", “끔찍한 것"이라 부르며 반발했다.

백악관도 “날조된 이야기일 뿐"이라며 “불만을 가진 많은 전직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나쁘게 보이게 하려 말한 것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등장인물들은 일제히 책 내용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는 등 진화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트윗'으로 반발했다.

그는 매티스 장관, 켈리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을 잇달아 올리고 “우드워드의 책은 이미 매티스 장관과 켈리 비서실장이 반박했고 신뢰를 잃었다"고 트윗했다.

이어 “인용된 내용은 사기와 대중에 대한 속임수로 만들어졌다. 다른 책, 인용문들과 마찬가지다. 우드워드는 민주당 첩보원인가? 타이밍에 주목한 건가?"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이미 많은 거짓말과 가짜 출처로 신뢰를 잃은 우드워드의 책은 내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을 ‘정신지체', ‘멍청한 남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추가 트윗을 올렸다.

한편 이 책은 내용 자체도 민감한 데다가 ‘밥 우드워드'라는 이름값이 더해지면서 출간되기도 전에 아마존 ‘톱 셀링' 리스트에 올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CNN은 “밥 우드워드가 묘사한 혼란스러운 백악관 내부 모습은 그간 주류 언론이나 마이클 울프의 책, 오마로자의 회고록 등에 등장한 모습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며 “이 같은 일관성은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다'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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