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뚝심으로 밀어붙인 면세점 사업이 든든한 결실을 맺고 추수가 한창이다. 호텔신라는 올해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신라·롯데·신세계 그룹 등이 동시에 면세점을 열면서 시작된 일명 인천공항 T2 면세전쟁의 승자로 올라선 모습이다. 또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2015년 서울시 면세점 신규 운영권 입찰에 참여한 이후, 점차 수익을 확대하면서 올해 창사 이래 첫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공격적 투자, 호텔신라 전 사업부 실적 성장 이끌어
하반기에도 중국 중추절 수요로 매출 확보 기대감 높아


이부진 사장은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했고 2004년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임원이 됐다. 이후 6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라 본격적인 경영에 돌입했다.

이부진 사장이 진두지휘한 호텔신라 사업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면세점 사업이다. 이부진 사장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건 지난 2015년 서울 면세점 신규 운영권이 15년 만에 생겼을 때다.

당시 이부진 사장은 사업권 확보를 위해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면세사업에 적합한 부지를 보유한 현대산업개발과 풍부한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춘 호텔신라의 합작으로 운영권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현장 경영의 성과

이부진 사장은 면세점 개점 이후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 회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현장 경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도 이부진 사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중국 방문 등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4150억 원, 순이익 3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이 두 배가량 상승했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면세점 매출 성수기로 분류되는 하반기에는 중국 중추절 수요로 인한 매출 확보 기대감도 높다.

해외 면세점도 빠른 속도로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홍콩면세사업 법인 GMS 듀티프리는 올 상반기 매출 229억65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매출 261억원에 맞먹는 수익을 냈다.

중국 마카오법인 스카이신라듀티프리는 상반기 매출 447억6000만 원, 순이익 33억250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점은 지난 1월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동시에 문을 열면서 격전을 예고했던 인천공항 T2 면세점 전쟁에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 18일 추경호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1~7월 면세점 매출액’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T2에서 올 1월 18일 터미널 개장 후 7월까지 신라면세점이 매출액 1640억 원을 기록, 당당히 1위에 자리했다.

뒤를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1113억 원, 롯데면세점이 1033억 원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T2에서 신라면세점은 향수·화장품(DF1)을 판매하며 신세계는 패션·잡화(DF3)를, 롯데는 주류·담배(DF2)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호텔신라는 올해 창사 이래 첫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 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6800억 원 대비 36.9% 증가했다.

면세점 수익이 확대되면서 전 사업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면세점(TR) 부문의 상반기 총매출액은 2조700억 원을 올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00억 원 대비 40% 증가했다.

한편 시장 전망과 점유율 측면에서도 호텔신라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7조7773억 원)보다 37.69% 늘어난 10조7085억 원으로 집계되며 이미 1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면세 시장 전체가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전망도 맑음

점유율을 따지면 신라면세점이 2조6427억 원(24.7%)를 기록해 롯데면세점 4조2309억 원(40.6%)보다 다소 뒤처지지만,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42.3%)보다 줄어들어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한 때 면세점 사업권이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 관광객 증가 등으로 꾸준한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면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온 호텔신라 역시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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